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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첫 숟가락, 실리콘 스푼부터 시작하는 이유

이유식 첫 숟가락, 실리콘 스푼부터 시작하는 이유
이유식 첫 숟가락, 실리콘 스푼부터 시작하는 이유

이유식 첫 숟가락, 실리콘 스푼부터 시작하는 이유

스푼 하나에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을까

이유식을 시작하려고 스푼을 검색해 본 부모라면 한 번쯤 당황합니다. 그냥 작은 숟가락이면 될 것 같은데, 실리콘 스푼, 스테인리스 스푼, 온도 감지 스푼, 손잡이가 휘어진 스푼까지 종류가 끝이 없거든요. “밥 떠먹이는 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첫 숟가락을 실리콘으로 시작하라는 이야기가 유독 많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유행이라기보다, 이제 막 입으로 음식을 처음 받아들이는 아이의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기에게 첫 숟가락은 ‘숟가락’이 아닙니다

어른에게 숟가락은 음식을 나르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이유식을 막 시작한 아이에게 첫 숟가락은 도구가 아니라 낯선 물건입니다. 그전까지 아이가 입에 넣어 본 건 엄마 젖이나 젖병 꼭지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것뿐이었으니까요.

그 상태에서 갑자기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이 입에 들어오면, 아이 입장에선 음식 맛을 보기도 전에 ‘이물감’부터 느낍니다. 마치 우리가 처음 보는 낯선 질감을 입에 넣으면 반사적으로 움츠러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리콘 스푼이 첫 단계에 자주 권해지는 건, 이 낯섦의 벽을 낮춰 주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재질이 입술과 잇몸에 닿는 느낌이 젖꼭지의 질감과 덜 이질적이라, 아이가 거부감을 덜 느끼는 편입니다.

실리콘 스푼이 초기에 잘 맞는 세 가지 이유

첫째, 잇몸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습니다

초기 이유식 시기의 아이는 아직 이가 거의 없습니다. 잇몸으로 스푼을 밀어내고 오물거리며 감각을 익히는 시기죠. 이때 단단한 스푼은 예민한 잇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말랑한 실리콘은 잇몸에 닿아도 부드럽게 눌려서, 아이가 스푼 자체를 탐색하는 걸 덜 불편해합니다.

둘째, 얕고 넓은 헤드가 초기 양에 맞습니다

이유식 초기엔 한 번에 아주 소량, 미음 수준의 묽은 죽을 떠먹입니다. 실리콘 초기 스푼은 대체로 헤드가 얕고 평평하게 나옵니다. 깊은 스푼은 아이가 윗입술로 음식을 훑어 먹기 어려운데, 얕은 헤드는 아이가 입술로 살살 긁어 삼키기 쉽습니다. 이게 아이 스스로 먹는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입 안을 다치게 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아이는 먹다가 고개를 홱 돌리거나 스푼을 콱 물기도 합니다. 재질이 물렁한 실리콘은 그런 순간에 입 안을 찌르거나 부딪혀 다치게 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물론 어떤 스푼이든 아이가 입에 문 채 넘어지지 않도록 늘 곁에서 지켜보는 게 우선입니다.

그렇다고 실리콘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짚고 갑니다. 실리콘 스푼이 ‘더 좋은 스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초기에 진입 장벽이 낮은 재질일 뿐입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스푼에 익숙해지고 씹는 힘이 붙는 중기 이후로 가면, 조금 더 단단한 스푼이 오히려 낫기도 합니다. 실리콘은 무른 대신 되직한 이유식을 뜰 때 힘이 덜 실리거든요. 그래서 스푼도 아이의 단계에 맞춰 바꿔 주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이유식 재료를 단계별로 늘려 가듯, 도구도 함께 자라는 셈입니다.

재질을 고를 때 확인하면 좋은 것

입에 직접 닿고 매일 쓰는 물건인 만큼, 재질 안전성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식품에 접촉하는 유아용품은 식품용 기구로서 관리 대상이 되는데, 관련 안전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식품 접촉에 적합한 재질인지, KC 인증 여부는 어떤지를 표시 사항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인증 수치나 등급을 광고 문구만 보고 믿기보다, 표시된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실리콘 스푼은 오래 쓰면서 열탕 소독을 반복하다 보면 표면이 미세하게 상하거나 냄새가 밸 수 있습니다. 눈에 띄게 변색되거나 끈적임이 느껴지면 미련 없이 교체하는 게 위생상 낫습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첫 숟가락으로 실리콘을 권하는 건 아이가 ‘음식을 입으로 받아들이는 첫 경험’을 최대한 편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부드러운 질감, 얕은 헤드, 낮은 부상 위험이 초기 단계와 잘 맞는 거죠.

다만 아이마다 입의 예민함도, 이유식 진행 속도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아이는 처음부터 스푼을 잘 받아들이고, 어떤 아이는 재질을 바꿔도 한참을 밀어냅니다. 이유식 시작 시기나 진행 방법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재질 선택과 별개로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도구는 어디까지나 아이의 첫 식사를 돕는 조연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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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onathan Borb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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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젖병 고르기부터 이유식 외출까지, 한자리에 모아봤어요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